
여름의 감성을 담은 영화들: 청춘의 필름이 되다
입하가 다가오면 많은 사람들은 따뜻한 분위기의 여름 영화를 찾게 된다. 특히 이맘때쯤, 여름날의 청춘을 다룬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출시되며, 계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한 계절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만끽하는 또는 그리울, 또는 반짝였을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회상하게 하고, 그 속에서 위로와 향기를 느끼게 한다. 그 중 ‘여름’의 계절과 ‘청춘’의 시기를 가장 잘 녹여내었다 평가받는 두 영화 <너를 만난 여름>과 <여름날 우리>를 소개하며 싱그러운 햇살의 향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여름=청춘?: <너를 만난 여름>, <여름날 우리>
<너를 만난 여름>은 2019년 개봉한 중국 영화로, 우등생 ‘위화이(진비우)’와 열등생 ‘겅겅(하람두)’이 만나 이루는 순수하고 청량한 여름날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중 ‘겅겅’은 “지구 종말이 온다고 해도, 절대로 여름은 아닐 거야.”라고 말할 만큼 ‘위화이’와 함께한 오뉴월의 순간을 사랑한다.
2021년 개봉한 <여름날 우리>는 한국의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로, 전학생 ‘용츠(장약남)’와 수영선수 ‘샤오치(허광한)’의 풋풋하고도 애절한 첫사랑 스토리를 그려낸다. ‘샤오치’의 내레이션 “그땐 몰랐다. 내 청춘이 온통 용츠의 이름으로 물들지.”에서 알 수 있듯, 해당 작품은 순정으로 가득 찼던 그 시절의 구하(九夏)를 완벽히 표현했다.
두 영화 모두 여름이라는 배경 아래, 젊은 남녀가 싹 트는 우정에서 비롯된 사랑의 서사를 써 내려간다. 영화 전반에서 ‘여름’은 푸르른 색감과 온화한 분위기로 감각적인 느낌을 내뿜어, 보는 이에게 맑고 시원한 감정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관객들은 단순히 이러한 정다운 느낌만을 통해서 여름 속 ‘청춘’의 기억을 되새기게 되는 것일까? 특히, 왜 ‘여름’이 미디어 속에서 ‘청춘’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영혼의 단짝: 여름-청춘
<너를 만난 여름>, <여름날 우리> 두 영화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는 것 외에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별’이다. <너를 만난 여름>에서 ‘위화이’는 ‘겅겅’을, <여름날 우리>에선 ‘용츠’가 ‘샤오치’를 불안정한 가족사로 인해 떠나게 된다.
청춘이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하지 않고, 단순히 그립기만 하지 않으며, 단순히 아프기만 하지 않은 혼잡한 시기이다. 따라, 청춘은 순애와 염원과 고통이 모여 애틋한 기억이 되고, 개인의 무의식에 가장 찬란했을 시절로 각인된다. 여름은 그러한 청춘과 닮은 계절이다. 여름은 그 자체로 강렬한 감정이다. 뜨거운 사랑과도 같은 태양과, 가끔 불어오는 설렘 같은 바람이 간질간질한 감정을 떠오르게 한다. 또, 학교생활의 끝자락에서 맞이하는 여름 방학은 친구들과의 이별을 요하기도 한다. 비슷한 두 이가 모여 응축되었던 특별한 공감을 터트리기에, 미디어상에서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각별한 사이가 된 것이다.
다가올 여름, 영화로 추억 기록하기
앞서 소개한 두 영화 <너를 만난 여름>과 <여름날 우리>는 개인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과 여운을 남기며 여름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한다. 또한, 관객이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롭고 따뜻한 기억으로 되살아난다. 최근에는 각 계절에 맞추어 많은 영화가 재개봉하는 경우가 많으니, 다가오는 날에는, 가까운 영화관이나 OTT 플랫폼을 통해 여름의 향기가 나는 영화를 감상하며 우리의 소중한 청춘을 다시금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