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6일
오피니언칼럼1인 미디어 vs 전통적 미디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

1인 미디어 vs 전통적 미디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

본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생성되었습니다. | 출처: DALL·E, ChatGPT-4o

“유튜브에서 봤어.”

이 말은 더 이상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의미하지 않는다. 요즘 청년들에게 유튜브는 뉴스 채널이자 정보 플랫폼이다. 굳이 TV를 켜거나 포털에서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틱톡에서 30초짜리 영상으로 시사 이슈를 파악하고,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세계 정세를 요약해 주고 있다. 뉴스 소비의 판도가 바뀐 것이다. 과거에는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비교적 단순했다. 방송국이 정한 시간에 뉴스를 보고, 종이 신문이나 포털 메인에 뜬 기사 위주로 세상을 파악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뉴스의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유튜버가 사회 이슈를 언급하고, 틱톡커가 정치 뉴스를 요약하며, 인플루언서가 경제 흐름에 대해 의견을 말한다. 이들은 기성 언론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더 친근한 언어로 콘텐츠를 만든다.

이제 1인 미디어는 청년 세대를 넘어 전 세대에게까지 친숙한 매체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1인 미디어가 뉴스 소비의 중심이 되었으며, 수많은 정보를 마주하는 장이 되었다. 그러므로 지금의 뉴스 소비는 분명히 ‘개인의 선택’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일지 의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2021년 1월에 공동 조사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1’을 따르면,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32%로 46개국 중 공동 38위에 그쳤다.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우려도 65%로 높았으며, 특히 정치 관련 허위정보를 많이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이용자 72%는 검색엔진이나 뉴스 수집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고 답 했는데, 이는 46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떤 뉴스를 믿어야 할까?”의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 질문은 단순히 ‘1인 미디어가 더 낫다’거나 ‘기존 언론은 믿을 수 없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보의 범람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별하고, 어떤 기준으로 뉴스의 진실성을 판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소셜미디어 저널리즘의 시대, 정보 출처는 뒷전

소셜미디어가 뉴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현실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5년 2월 발표한 ‘2024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약 35.9%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사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 플랫폼은 유튜브였다. 특히 월 1회 이상 소셜미디어에서 시사 정보를 접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개인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시사 채널(63.6%), 그리고 신문사나 방송사 등 전통 언론의 공식 채널(63.0%)을 주요한 정보 출처로 꼽았다. 여기서 주목할 수 있는 점은 이들이 소셜미디어 자체를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창구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65.1%는 소셜미디어가 언론 기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용 행태 속에서 정보의 출처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응답자의 34.7%만이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뉴스가 어떤 언론사에서 나온 것인지 알고 있었고, 22.5%만이 기사나 영상의 언론사명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아예 확인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5.4%에 달해, 사실상 많은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뉴스 출처에 대한 비판적 인식 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친근한 뉴스, 불안한 사실: 1인 미디어의 명암

1인 미디어는 왜 이렇게 빠르게 성장했을까? 그 배경에는 ‘속도’와 ‘접근성’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무기가 있다. 기존 언론이 수많은 검토 단계를 거치는 사이, 1인 미디어는 이슈 발생 몇 시간 만에 콘텐츠를 올린다. 영상은 짧고 직관적이며,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이 강점이다. 영상 자체의 구성 방식도 차별점이다. 대부분의 1인 미디어는 짧고 직관적인 포맷을 활용하며, 복잡한 이슈도 쉽게 요약해주는 ‘스토리텔링 기술’을 구사한다. 무겁고 형식적인 말투보다 일상적이고 솔직한 어조, 명확한 입장 표명과 감정 표현을 통해 시청자와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특히 정치적 중립을 가장한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전통 언론에 비해, 1인 미디어는 오히려 뚜렷한 의견을 내세움으로써 현실감 있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같은 접근법은 기존 미디어에 피로감을 느낀 청년층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로 그 장점들이 ‘한계’로 직결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1인 미디어는 공식적인 검증 체계나 윤리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콘텐츠는 사실 확인 과정 없이 단기간 내 제작되고,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통계나 자극적인 편집을 통해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많다. 썸네일과 제목을 과장하거나 오해를 유도하는 방식도 일반적이다. 특히, 특정 크리에이터의 정치적 신념이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보가 편향되거나 왜곡되는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로, 특정 유튜브 채널은 연예인과 정치인의 사생활 및 논란을 자극적으로 다뤄 지속적으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해왔다. 이 채널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영상을 확대 재생산하며, 명예훼손 및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이처럼 정치 성향이 강한 유튜버들이 특정 입장을 반복적으로 강화하거나 반대 진영을 공격하는 콘텐츠를 만들 경우, 시청자는 객관적 정보 대신 감정적 선동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여론 왜곡과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키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콘텐츠생산 방식은 정치 이슈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을 다룬 영상들이 ‘단독 제보’나 ‘합리적 의심’이라는 형식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무책임한 정보 유포는 공적 관심이 아닌 사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사회 전반에 불신과 피로감을 누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1인 미디어는 빠르고 친근한 소통 수단인 동시에, 그만큼 비판적 소비가 반드시 요구되는 플랫폼이다. 누구나 정보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일수록, 뉴스 소비자는 단순 수용자가 아닌 검증자이자 해석자가 되어야 한다. 1인 미디어의 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동시에 ‘정보의 질’과 ‘책임성’이라는 숙제를 우리 모두에게 던지고 있다.

언론 불신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정보를 선택해야 하는가

전통 미디어는 믿을 수 있을까? 전통 언론은 기본적으로 ‘사실 확인’과 ‘보도 윤리’를 중시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는 편집국 내 여러 단계의 검토 과정을 거쳐 송고되며, 허위 보도 시 정정보도 요청이나 법적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시스템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시스템이 실제 신뢰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된다.

천지일보가 2025년 3월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6.5%, ‘신뢰한다’는 응답은 30.0%에 그쳤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불신 수치로, 세대와 지역,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불신이 전반적으로 우세한 결과였다. 특히 50대의 불신 비율은 71.5%에 달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30대(70.1%), 40대(70.6%)도 불신 응답이 70%를 넘었다. 그동안 언론에 우호적이던 70대 이상에서도 불신이 47.6%로 나타났으며, 진보(64.8%), 보수(71.9%), 중도(65.7%) 등 모든 이념 성향층에서도 불신이 과반을 넘겼다.

이는 단순히 특정 성향이나 계층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언론 피로감과 신뢰 저하 현상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신의 원인은 다양하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내용을 편집하거나, 광고성 기사,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보도 등이 반복되면서, 청년층뿐만 아니라 전 세대의 신뢰가 저하된다. 결국 전통 언론이 갖춘 시스템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신뢰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인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를 불문하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가짜 뉴스’다. 최근엔 AI 기술까지 접목되면서 그 위험이 더 커졌다. 음성 합성, 영상 딥페이크, 허위 인터뷰 조작 등은 이제 일반인도 비교적 쉽게 제작할 수 있다. 정보 생산은 쉬워졌지만, 검증은 어려워졌다.

문제는 이런 가짜 정보가 너무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이다. 확인되지 않은 영상 하나가 수십만 번 공유되며 여론을 움직인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정확한 출처가 없거나 의도적으로 조작된 것이다. 여기에 특정 커뮤니티, 댓글, 알고리즘까지 결합되면 ‘사실처럼 느껴지는 거짓’이 생겨난다. 우리는 지금 그 경계 위에 서 있다. 지금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중요한 건 정보의 양이 아니라 해석하는 힘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단어가 이제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실생활의 생존 기술로 여겨지는 이유다.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누가 만들었는지, 왜 만들었는지, 근거가 무엇인지 따져보는 능력은 모두가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다.

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한 실천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 정보의 출처는 신뢰할 수 있는가, 특정 집단의 입장을 과도하게 대변하고 있지는 않은가,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이 지나치게 많지는 않은가, 다른 매체에서도 같은 내용이 보도되고 있는가. 이 네 가지 질문으로도 정보의 신뢰도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많은 이가 ‘1인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 중 무엇이 더 신뢰할 만한가’에 대해 고민하지만, 정답은 한쪽에 있지 않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둘을 모두 활용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멀티 리터러시’다. 전통 미디어는 검증된 절차와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치는 강점이 있는 반면, 1인 미디어는 속도감과 다양성을 무기로 삼는다. 각각의 특성을 이해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998년부터 2000년대 초중반 출생의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이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만큼,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정보를 소비해야 한다. 더 이상 언론은 신문이나 방송 같은 전통 매체에서만 제공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속 알고리즘, 팔로우한 계정, 영상 플랫폼 속 추천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정보를 접하고 있다. 그 정보는 때때로 진실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작되기도 한다. 우리는 앞으로 질문해야 한다. “이 뉴스, 믿을 수 있을까?”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가?” 미디어 리터러시는 이제 선택이 아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하겠다.